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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오월..

    42
    마음의시선(@camila101)
    2020-05-29 19:04:24








오월은 금방 찬물로 세수를 한스물 한 살 청신한 얼굴이다하얀 손가락에 끼이 있는 비취가락지다   오월은 앵두와 어린 딸기의 달이요오월은 모란의 달이다   그러나 오월은 무엇보다도 신록의 달이다전나무의 비늘잎도 연한 살결 같이 보드랍다   스물 한 살 나이였던 오월불현듯 밤차를 타고 피서지에 간 일이 있다   해변가에 엎어져 있는 보트덧문이 닫혀 있는 별장들그러나 시월 같이 쓸쓸하지는 않았다가까이 보이는 섬들이 생생한 색이었다   득료애정통고 사랑을 얻음도 고통이요실료애정통고 사랑을 잃음도 고통이다   젊어서 죽은 중국시인의 이 글귀를 모래 위에 써 놓고,나는 죽지 않고 돌아 왔다   신록을 바라다보면 내가 살아 있다는사실이 참으로 즐겁다   내 나이를 세어 무엇하리나는 지금 오월 속에 있다.   연한 녹색은 나날이 번져가고 있다어느덧 짙어지고 말것이다
오월 / 피천득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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